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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어떻게 귀신을 보는가? ②
    헛것들에 대한 고찰 2020. 6. 23. 12:50

     

    이번 글은 귀신을 보게되는 특수한 조건과 환경에서의 뇌의 창조적 활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귀신 체험을 이야기를 들으면 다음 세 가지로 평가할 수 있다.

    1)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실제로 일어났다.

    2) 실제는 아니지만, 그 사건이 일어났다고 그가 확고하게 믿고 있다.

    3) 그 사람이 어떤 이유에서든 꾸며낸 이야기다.

     

    이 셋 중에서 평가하고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경험한 사람의 경험이 너무도 생생하고 사실적이다면, 우리는 대부분 그것을 받아들인다. 우리는 생생함에 속고 구체성에 또 한번 속는다.

     

    문제는 생생한 경험이다. 함께 경험한 동료가 있을 수도 있다. 이구동성으로 같은 경험을 이야기 할 때 우리는 반박할 수 없다.

     

    생생함은 증거가 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 자체는 귀신의 존재와 귀신과의 만남의 증거가 될 수 없다.

     

    우리의 뇌는 다양한 신체적 상태와 조건, 인간이 처한 인식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의 신체가 처한 특수한 상태와 조건에 따라 다양한 감각과 인식에 있어 뇌 활동 결과를 달리 산출한다.

     

    특히 좌우뇌의 부조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좌뇌는 주로 패턴의 인지, 언어, 분류 및 범주화를 담당한다. 반면에 상황 전체를 보고 이해하기, 창조성 발현하기, 감정 경험하기, 공간 지각 및 처리 능력은 모두 우뇌에 의지한다. 신체활동에서 좌뇌는 우반신 활동을 통제하고 우뇌는 좌반신 활동을 통제한다. 이 둘이 통합적 인식과 논리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의 기이한 경험은 사실 너무도 생생하다. 생생하지 않은 특이한unusual 경험은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몸에 소름이 돋고 땀을 흘리며 공포든 불안이든 극한적 감정 상태를 온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기이한 경험은 모두 생생함을 본질로 한다. 일상적 경험이 아니기에 우리는 또렷한 자극과 몸의 반응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

     

    생생함은 결코 귀신 체험의 진실을 증거하지 갖지 못한다. 모든 환각은 생생하게 말해진다.

     

    '감지된 존재' 효과

    등반가, 극지탐험가, 항해사, 극한 운동인들 사이에서 감지된 존재 효과sensed-presence effect’라고 현상이 있다. 어떤 사람이나 물체가 자신과 함께 하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이 효과를 경험하는 조건들은 다음과 같다. 단조로움, 어둠, 척박한 지형, 홀로, 고립, 추위, 부상, 탈수, 배고픔, 피로, 공포, 수면결핍 등이다.

     

    먼 거리를 비행하는 조종사들은 장거리 비행에서 귀신같은 존재를 느낀다. 유명한 산악인 허먼 불은 26,660 피트 낭가 파르파트 정상탐험 후에 이상한 존재를 보았다. “두개의 점을 보았다. 기쁨에 소리를 지를 뻔 했다. 그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누군가 허먼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이내 그것들은 바위들이었다. 나는 진정을 하고 다시 출발했다. 이러한 실감은 매우 자주 일어난다. 나는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분명하게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환각이다. 내가 혼자가 아닐 때도 그런 기이한 체감을 했다.”

     

    그것의 직접적인 원인(온도, 고도, 저산소증, 신체적 극도의 피로감, 수면부족, 갈증, 외로움, 공포)이 무엇이든 간에, 이러한 실감의 본질적 원인은 뇌 활동과 관련된다. 이를 설명하는 몇 가지 뇌과학의 설명이 있다.

     

    1) 그 환상은 우리가 실제 느끼는 일상적 경험의 확장일 가능성이 크다. 그것들이 극도의 고립감 등에 의해 촉발되어 환상이 나타날 수 있다.

    2) 산소결핍의 원인일 수 있다. 실제로 일산화탄소에 중독될 시에 환청과 환시현상이 나타난다.

    3) 뇌가 또 다른 당신이 있다는 생각에 속아 넘어가는 것이다. 물리적 자기정체성(자아)을 혼란스럽게 느낄 수 있다. 이는 좌측 측두엽에 위치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뇌에서 구성한 몸에 대한 상이다. 어떤 이유에서 물리적으로 또 다른 자아가(자기)가 있다고 느끼게 될 경우, 그 대상을 또 다른 사람으로 그럴 듯 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4) 정신적 자아라는 정체성도 혼란스럽게 느낄 수 있다. 일상에서는 수많은 독립된 신경회로들이 협력하여 하나의 정합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좌우 뇌가 통합력을 어떤 이유에서 상실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만들어진다. 좌반구 뇌에서는 수많은 자극들을 모아서 하나의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이를 좌반구 뇌 해석자left-hemisphere interpreter라고 부른다. 마이클 가자니가(Michael S. Gazzaniga의 뇌 분할 환자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뇌분활 환자 오른쪽 뇌에게 "걸으세요." 라고 주문을 하면, 그는 일어나 걸어간다. 그에게 왜 걸으세요?” 라고 물어보면, 그는 콜라를 가지려 가려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좌우뇌가 통합적 사고를 하지 못했음에도 이를 설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좌뇌는 자신의 통합된 인식을 위해 이야기를 꾸며 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감지되는 존재는 탈수, 저산소증 등 극단적 신체 상황에서 오른쪽 뇌가 느끼는 이상적 현상을 설명하는 해석자 좌뇌의 창작물일 가능성이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많은 원인이 있지만, 모두 그 일들은 우리 몸 밖 세계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 자신은 특히 거짓말에 능숙한 좌뇌에 속는 경우가 많다.

     

    명상도 환각을 만들 수 있다.

    2001, 신경과학자 앤드류 뉴버그Andrew Newberg <왜 신은 없어지지 않는가>라는 책에서, 명상 중인 승려와 기도 중인 프란치스코 수녀들의 뇌를 스캔하여 전전두엽의 활동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을 보고하였다. 이 뇌 부위는 방향인식영역을 담당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우리 몸의 물리적 공간에서에서 방향성을 맡아 처리하고 이 영역이 손상된 사람들은 자신의 집주변의 길을 찾는 것을 어려워하고, 때로는 물체에 부딪치기도 한다. 이는 그들 뇌가 자신의 몸에서 분리되어 있는 어떤 사물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뇌 영역이 명상을 하는 것과 같이 휴지기를 갖는 상태나 완전히 활동을 멈춘다면, 현실과 환상 사이에 경계가 무너져버리게 되고, 몸의 느낌과 몸 밖의 느낌도 흐릿해져 버린다. 승려들이 물아일체와 수사들이 신의 현현을 느끼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수면 이상과 자각몽도 머릿속의 일이다.

    꿈도 뇌가 만드는 영화다. 꿈속에서 외계인에게 납치되든, 옛 사랑을 소환하든 잠을 자면서 활동하는 뇌의 결과물이다. 다행히 우리는 꿈을 뇌의 활동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꿈은 잠이 든 직후의 선잠 상태와 깨어나기 직전의 뇌의 활동이다. 자각몽과 수면마비 같은 다른 수면 상태 또한 마찬가지로 수면 직후와 깨어날 때의 현상이다. 잠들거나 깨어날 때의 몽롱한 지점에서 발생한다. 우리의 뇌의 인식활동이 깊이 잠들기 전에 인식활동 휴지기로 접어들 때 또는 잠에서 깨어나는 전환 시기에 일어난다. 현실과 환상이 흐릿하게 되는 시점이다. 다양한 감각 양상이 이에 관여하는데, 꿈에서 표현되는 이미지, 공간 패턴, 얼룩들, 선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이를 보고 듣게 되는 것이다. 환각적인 이미지는 흑백, 칼라, 정지화면 또는 동영상, 임사체험, 유체이탈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자각몽은 잠자는 사람이 자신이 자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며 꿈에 참여하고 있고 꿈의 내용을 바꾸기도 하는 것으로, 보다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우리가 가위눌림이라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수면 마비의 경험이다. 수면 마비는 자각몽의 일종으로 꿈꾸는 사람이 꿈을 인식하고 마비의 감각, 가슴 압박이나 방안의 다른 사람의 존재를 느끼는 것이다.

     

    뇌는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환상, 꿈, 초자연적 존재 체험은 그렇게 만들어진 경험이다.

    우리가 생생하게 경험한 것들이 우리 몸의 외부의 것일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뇌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훨씬 많은 일을 한다. 뇌의 작업은 우리의 경험이 되고 체험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확고한 믿음이 되기도 한다.

     

    홀로 있을 때 느닷없이 어떤 존재를 느끼고 대화하고 체험하는 것은 많은 경우 과학적으로 설명되어진다. 우리 신체의 특별한 상태나 감정과 이성의 부조화가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등의 외부적 환경에 의해서 우리 뇌는 많은 이미지와 소리와 느낌을 만들어 낸다.

     

    뇌가 환상을 만들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환상의 근원을 실재하지 않는 엄청난 존재에서 찾지 않아도 된다

     

    ♣ 이 글의 많은 부분은 <The Science Behind WHY PEOPLE SEE GHOSTS> By Michael Shermer and Pat LinseLinse의 글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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